인쇄기가 세상을 바꾼 7가지 방법

15세기에 혁신은 사람들이 지식을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문명은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지식이 힘이라는 말이 있듯이 기계식 활자 인쇄기의 발명은 지식을 그 어느 때보다 더 넓고 빠르게 보급하는 데 기여했다.

독일의 금세공인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는 1436년경에 인쇄기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책 인쇄 과정을 자동화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었다. 중국의 목판 인쇄는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의 책 제작자들은 구텐베르크보다 한 세기 전에 이동식 금속 활자로 인쇄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나사식 와인 프레스를 응용하여 잉크 금속 활자를 고르게 압착한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근대를 여는 열쇠였다고 믿는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에 대한 책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 덕분에 혁명적인 아이디어와 귀중한 고대 지식은 모든 글을 읽을 수 있는 유럽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수는 세기마다 두 배로 늘어났다.

여기에 인쇄기가 유럽을 중세로부터 끌어내고 인류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준 몇 가지 방법이 있다.

 

1.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 출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첫 인쇄기

구텐베르크는 자신의 발명이 미친 엄청난 영향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라틴어 성경을 최초로 인쇄한 것으로, 200부 정도를 인쇄하는데 3년이 걸렸는데, 이는 손으로 작업한 필사본 시대에는 기적적으로 빠른 성과였다.

하지만 역사학자 에이다 팔머가 설명하듯이 구텐베르크의 발명품은 책 유통망이 생기기 전까지는 수익성이 없었다. 시카고 대학의 유럽 초기 근대사 교수인 팔머는 구텐베르크 성경과 같은 초기 인쇄 책들을 아마존이 킨들을 도입하기 전 전자책 시장이 자리 잡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와 비교한다.

"축하합니다. 200부의 성경을 인쇄하셨습니다. 당신이 사는 도시에는 라틴어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세 명 정도 있습니다"라고 팔머는 말한다. "나머지 197부는 어떻게 할 건가요?"

구텐베르크는 무일푼으로 세상을 떠났고 인쇄기는 채권자들에게 압류되었다. 독일의 다른 인쇄업자들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났고, 마침내 15세기 후반 지중해의 해상 운송 중심지인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팔머는 "베네치아에서 200부의 책을 인쇄한다면, 출항하는 배의 선장들에게 5부씩 팔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인쇄된 책을 위한 최초의 대량 유통 메커니즘을 만든 곳에 대해 말한다.

이 배들은 종교적인 서적과 인쇄물뿐만 아니라 알려진 세계 전역에서 온 속보도 함께 싣고 베네치아를 떠났다. 베네치아의 인쇄업자들은 4페이지 분량의 뉴스 팜플렛을 선원들에게 팔았고, 그들의 배가 먼 항구에 도착하면, 현지 인쇄업자들은 팜플렛을 복사하여 수십 개의 마을로 전할 배송업자들에게 넘겨주었다.

1490년대에 글을 읽을 수 있는 비율이 여전히 매우 낮았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술집에 모여 한 유료 독자가 외설스러운 스캔들에서 전쟁 보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최신 뉴스를 읽어주는 것을 듣곤 했다.

"이는 뉴스의 소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라고 팔머는 말한다. "매일 뉴스를 확인하러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2. 르네상스가 본격화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노트에서 나온 인쇄기 스케치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기 거의 한 세기 전인 14세기에 로마와 피렌체 같은 이탈리아 도시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이 카이사르, 키케로, 세네카와 같은 거인들을 배출했던 고대 로마의 교육 시스템을 부활시키기 위해 나섰을 때 시작되었다.

초기 르네상스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인물의 오랫동안 잊혔던 작품들을 찾아 다시 출판하는 것이었다. 부유한 후원자들은 고립된 수도원을 찾아 알프스 산맥을 가로지르는 값비싼 탐험에 자금을 댔다. 이탈리아 사절단은 오스만 제국에서 수년간 고대 그리스어와 아랍어를 충분히 배워 희귀본들을 라틴어로 번역하고 복사했다.

고전 문헌을 회수하는 작업은 인쇄기가 나오기 이전부터 시행되었지만, 그 문헌들을 출판하는 것은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매우 느리고 엄청나게 비쌌다. 팔머는 14세기에 필사본 한 권이 집만큼 비싸고 도서관 사용료도 약간의 재산만큼 들었다고 말한다. 1300년에 유럽에서 가장 큰 도서관은 파리의 대학 도서관으로, 총 300권의 필사본을 소장하고 있었다.

베네치아가 유럽의 서적 인쇄 중심지였던 1490년대에 키케로의 위대한 작품을 인쇄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학교 교사의 한 달치 급여에 불과했다. 인쇄기는 르네상스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지식의 재발견과 공유를 엄청나게 가속화했다.

팔머는 "이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소수의 엘리트만을 교육하던 프로젝트가 이제는 중간 규모의 모든 도시에 도서관을, 어느 정도 부유한 상인 가족의 집에 도서관을 설치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3.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마르틴 루터

마르틴 루터는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 성(城, 슐로스키르헤) 교회의 문에 게시했다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개신교 종교개혁에서 인쇄기의 역할을 요약한 유명한 인용구가 있다. "인쇄술은 신의 궁극적인 선물이자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루터는 교회에 의문을 제기한 최초의 신학자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메시지를 널리 발행한 최초의 신학자였다. 다른 "이단자들"은 그 움직임이 교회 당국에 의해 빠르게 진압되고 그들의 저작물 몇 권이 쉽게 파기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루터의 면죄부 판매 반대 운동이 일어난 시점은 유럽 전역에 걸쳐 인쇄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와 일치했다.

전승에 따르면,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에 있는 교회 문에 자신의 "95개 논제"를 게시했다. 팔머는 루터 문서의 단면 인쇄 사본이 빠르게 퍼져 17일 만에 런던에서 인쇄되었다고 말한다.

인쇄기와 시의적절한 메시지의 힘 덕분에, 루터는 세계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한 신약성경은 단 2주 만에 5,000부가 팔렸다. 1518년부터 1525년까지 루터의 저작물은 독일에서 판매된 모든 책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그의 독일어 성경은 430쇄 이상의 판본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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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쇄술은 과학 혁명의 원동력

1543년 폴란드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저서 《데 레볼루티오니부스 오르비움 코일레스티움(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그가 완료한 작업을 나타낸 표

과학적 방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잉글랜드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1620년에 세상을 영원히 바꾼 세 가지 발명품을 화약, 항해 나침반, 인쇄기라고 썼다.

수천 년 동안 과학은 대체로 홀로 추구하는 것이었다. 위대한 수학자들과 자연 철학자들은 지리, 언어 및 손으로 쓴 출판의 느린 속도로 인해 서로 관련이 없었다. 과학 데이터의 필사본은 비싸고 구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실수 또한 발생하기 쉬웠다.

과학적 발견과 실험 자료를 출판하고 광범위한 청중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 덕분에 과학은 16세기와 17세기에 크게 발전했다. 예를 들어, 1500년대 초 폴란드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태양 중심의 은하 모델을 전개할 때 자신의 천체 관측뿐만 아니라 인쇄된 행성 운동 천문 표에 의존했다.

역사학자 엘리자베스 아이젠슈타인은 1980년 인쇄기의 영향에 관한 책을 썼을 때 과학에 끼친 가장 큰 선물은 아이디어가 인쇄된 책으로 퍼지는 속도가 아니라 원본 데이터를 정확하게 복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쇄된 공식과 수학적 표를 가지고, 과학자들은 기존 데이터의 충실도를 신뢰할 수 있었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다.

 

5. 프린지 보이스(주변부 목소리)가 발판을 얻다

16세기에 책을 만드는 데 사용된 인쇄기

팔머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인쇄기가 포함되며, 가장 먼저 '큰 소리'를 내는 집단은 이전 시스템에서 침묵했던 사람들입니다. 이는 급진적인 목소리를 의미합니다"라고 말한다.

햄 라디오(아마추어 무선)든, 인터넷 게시판이든, 인스타그램이든 새로운 정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얼리 어답터가 되기 위해 가장 노력하려는 사람들은 해당 기술이 존재하기 전에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팔머는 "인쇄혁명에서는 이것이 급진적인 이단, 급진적인 기독교 분파, 급진적인 평등주의 단체, 정부를 비판하는 자를 의미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개신교 종교개혁은 이러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인쇄의 많은 증상 중 하나일 뿐입니다."

비판적이고 대안적인 의견이 공론화 속으로 들어오자 권력자들은 이를 검열하려 했다. 인쇄기 이전에는 검열이 쉬웠다. 필요한 것은 "이단자"를 죽이고 그 혹은 그녀의 노트를 불태우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팔머는 인쇄기 이후에 위험한 아이디어의 사본을 모두 파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책이 위험하다고 주장될수록 사람들은 더 읽고 싶어 했다. 교회가 금서 목록을 발표할 때마다 서적상들은 그들이 다음에 무엇을 인쇄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6. 여론에서 대중 혁명으로

미국 혁명 박물관에 있는 토머스 페인의 "Common Sense(상식)"

계몽주의 시대에 존 로크, 볼테르, 장 자크 루소와 같은 철학자들은 점점 더 많은 문학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읽혔다. 그들의 관습과 전통을 뛰어넘는 높은 비판적 추론은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적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도록 부추겼다.

계몽주의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지식이 널리 퍼지면서 여론의 발달과 지배 엘리트를 쓰러뜨릴 힘이 생겼다. 혁명 이전의 프랑스에서 루이 세바스티앙 메르시에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 아이디어의 위대하고 중대한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여론은 이제 유럽에서 압도적인 힘이 되었고, 저항할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계몽된 사상들이 지구 상에 가장 큰 선을 가져다줄 것이고, 모든 폭군들은 도처에서 울려 퍼지는 보편적 외침 앞에서 떨게 되며, 유럽을 잠에서 깨어나게 할 것입니다."

 

"[인쇄술]은 하늘이 내려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입니다"라고 메르시에는 덧붙였다. "이것은 곧 우주의 모습을 바꿀 것입니다… 인쇄술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완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폭군들이여, 전율하라! 고결한 작가 앞에서 벌벌 떨지어다!"

팔머는 문맹자들도 혁명적인 계몽주의 작가들의 매력에 저항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1776년 토머스 페인이 《상식》을 출판했을 때, 미국 식민지의 식자율이 약 15 %였지만, 혁명적 소책자의 인쇄 및 판매는 식민지 전체 인구보다 더 많았다.

 

7. 기계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훔치다'

1732년 벤저민 프랭클린과 프랭클린 인쇄소의 동료들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유럽에서 본격화되었지만, 인쇄기는 기계가 노동자들에게서 "일자리를 훔친다"는 논쟁을 세상에 소개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구텐베르크의 패러다임 전환 발명 이전에는 필경사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서적 제작자들은 수십 명의 숙련된 장인들을 고용하여 필사본을 열심히 복사하고 조명을 밝히곤 했다. 그러나 15세기 후반에 이르러 인쇄기는 그들의 독특한 기술을 거의 쓸모없게 만들었다.

반면에 인쇄물에 대한 엄청난 수요는 인쇄업자, 서적 소매상, 그리고 진취적인 노점상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창출했다. 인쇄업 수습생으로 출발한 사람들 중에는 훗날 건국의 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있었다.

 

 

 

출처 : History